신경치료 핵심 요약
- • 신경치료 여부는 특별한 기술보다는 치아 신경을 한 번 더 보존하려는 임상적 판단과 세심한 처치에 의해 결정됩니다.
- • 신경이 노출되지 않은 깊은 충치는 RMGI 베이스로 신경을 보호한 뒤 세렉 인레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 • 신경이 미세하게 노출되었더라도 NaOCl과 MTA를 활용한 신경보존술(pulp capping)은 임상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면 치아가 시큰시큰한 느낌이 들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는데요. 대부분의 시큰거림은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반드시 한 번 체크 받으셔야 할 두 가지 증상이 있습니다.
오늘은 타치과에서 신경치료 진단을 받으시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저희 치과에 내원하셨던 한 분의 케이스를 빌려, 신경치료를 한 번 더 피해보는 진료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어떤 증상일 때 정말 치과에 와봐야 하는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런 증상이라면 꼭 한 번 체크 받으셔야 합니다
날씨 변화로 인한 일시적인 시큰거림은 대부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증상은 다릅니다.
- ✅ 씹을 때 통증이 있다
- ✅ 뜨거운 물을 마실 때 통증이 있다
두 신호가 동시에 또는 따로 나타난다면 신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그럼 신경에 문제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저는 어떤 마음으로 진료에 들어가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신경치료를 피하려는 마음, 그뿐입니다

저에게 신경치료를 피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신경치료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큽니다.
보통 충치치료를 하다가 신경이 조금 노출되거나 노출될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신경치료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판단도 충분히 이해가 가거든요. 다만 저는 한 번 더 살려볼 길이 있다면 그 길을 먼저 시도해 보자는 입장입니다.
오해 마시기 바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보존과 전문의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어려운 진료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고, 한국 사회에서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치료를 폄하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라,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한 번 더 보자는 것입니다.
이제 실제로 신경 가까이까지 충치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진료가 이뤄지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신경 가까이 있는 충치, 진료실에서 어떻게 다루는가

이번에 내원하셨던 환자분은 17번 치아의 충치를 주소로 오셨습니다. X-ray상으로는 한눈에 봐도 충치가 깊어, 신경과 거의 닿을락말락 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기억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사진은 2차원이고, 인체 구조는 3차원이라는 점입니다. 충치가 신경에 직접 닿았는지 아닌지는 직접 파보기 전에는 정확히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애매한 경우, 저는 다음 순서로 진료에 들어갑니다.
1. 신경치료 가능성을 먼저 충분히 설명드립니다
진료에 들어가기 전, “신경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신경치료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환자분께 미리 알려드립니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만에 하나의 경우에 대비한 설명이 꼭 필요합니다.
2. 핸드 익스카베이터로 조심스럽게 충치를 제거합니다

신경 근처까지 침범할 듯 보이는 충치를 제거할 때는 핸드 익스카베이터(hand excavator)를 반드시 사용합니다. 시간이 더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환자분의 신경을 한 번 더 살려보기 위해 이 정도 번거로움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조금씩 제거하며 내면을 반복적으로 살핍니다
조심스럽게 충치를 떼어내고 내면을 확인합니다. 충치가 더 남아 있으면 다시 제거하고 다시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신경 노출 없이 충치가 깨끗하게 사라질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번 환자분은 다행히 충치가 깊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신경이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충치를 모두 제거한 뒤 신경을 보호하는 베이스를 깔고 마무리에 들어갔습니다.
다음은 신경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재료와 마무리 방식입니다.
신경을 보호하는 베이스를 깔고, 세렉 인레이로 마무리
신경 노출 없이 충치를 제거한 뒤에는 두 단계가 남습니다.
사용하는 베이스 재료

평소 자주 사용하는 베이스는 Ionosit(이노싯) 입니다. 두꺼운 베이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Riva RMGI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베이스가 충치를 제거한 자리와 신경 사이에 한 겹의 보호막 역할을 해줍니다.
세렉(CEREC) 인레이로 당일 마무리

베이스를 깐 뒤에는 세렉 인레이로 보철을 진행합니다. 당일에 만들어 당일에 붙이기 때문에 환자분의 불편감이 적고, 임시 충전재 단계 없이 곧장 최종 보철로 넘어갈 수 있어 신경치료로 갈 가능성도 한 번 더 줄여줍니다.
만약 충치를 제거하다가 신경이 살짝 노출됐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럴 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신경보존입니다.
신경이 살짝 노출됐다면, NaOCl과 MTA로 신경보존
충치를 제거하다가 신경이 미세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NaOCl(차아염소산나트륨) 소독 후 Endocem MTA를 이용한 신경보존(pulp capping) 을 시행합니다.
MTA를 이용한 신경보존은 예후가 나쁘지 않다는 논문이 다수 보고돼 있어, 저도 그 이후로는 더 믿고 이 방식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경보존 이후에도 통증이나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신경치료로 전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는 단계라고 봅니다.
여기서 잠깐, 신경치료로 넘어가게 되면 환자분이 어떤 과정을 겪으셔야 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신경치료 한 번이 환자분께 의미하는 것
신경치료는 단순히 한 번의 시술이 아닙니다. 이미 보철이 들어간 치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단계 | 진행 내용 |
|---|---|
| 1단계 | 이미 만들어 둔 보철물(인레이·크라운) 제거 |
| 2단계 | 신경치료 3~4회 진행 (내원 횟수 증가) |
| 3단계 | 신경치료 종료 후 크라운 재제작 |
환자분 입장에서는 시간, 비용, 불편감이 모두 늘어납니다. 그래서 처음 충치치료를 들어갈 때 ‘살려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 그만큼 중요해집니다. 치과의사는 매 순간 선택의 위치에 있고, 그 선택이 환자분의 치아 수명에 그대로 이어지거든요.
물론 살릴 수 없는 신경은 빠르게 신경치료로 넘어가는 것이 옳습니다. 무리하게 보존하려다 더 큰 통증이나 감염으로 이어지면 환자분께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모든 것은 처음 진료에 들어가기 전, 한 번 더 살려볼 수 있는지 보는 판단으로 돌아옵니다.
마무리. 살릴 수 있는 신경은 한 번 더 살려보자는 마음
치과의사는 매 순간 ‘판단’의 위치에 있습니다. 어디서 멈출지, 어느 순간에 신경치료로 전환할지. 이 판단이 환자분의 치아 수명을 결정합니다.
저는 살릴 수 있는 신경이라면 한 번 더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진료합니다. 이번 환자분처럼 신경치료 진단을 받고 오셨다가 신경을 살려 환하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볼 때, 의사로서의 보람이 가장 큽니다.
신경치료를 해야 할 치아를 살렸을 때, 직업의 보람이 가장 큽니다. 앞으로도 살릴 수 있는 치아는 한 번 더 살려보겠습니다.
타치과에서 신경치료 진단을 받으셨거나, 충치가 깊어 신경치료가 걱정되는 분들이라면 상담신청을 남겨주세요. 충치 상태를 함께 살펴보고, 신경을 한 번 더 살릴 수 있을지 판단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오래가는 미소를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블랑쉬치과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